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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눈, 세 쪽 입술, 그리고 완벽한 슈퍼 대디: 살리시해의 기괴한 신종 바다거미

2026-09-23 예상 읽기 시간: 4 분
빨간 눈, 세 쪽 입술, 그리고 완벽한 슈퍼 대디: 살리시해의 기괴한 신종 바다거미

태평양 북서부 바다에 더 이상 기상천외한 생명체는 없을 거라 생각했던 순간, 캐나다 해양생물학자들이 연안 바닷속으로 잠수해 심야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생명체를 건져 올렸습니다. 루비처럼 빛나는 붉은 눈, 세 쪽으로 갈라진 입술, 털복숭이 다리, 그리고 수백 마리의 새끼를 품에 안고 다니는 '극진한 전업 육아 대디' 바다거미입니다.

국제 학술지 《생물다양성과 진화(Organisms Diversity & Evolutio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의 동물학자 코맥 톨러-스콧(Cormac Toler-Scott)이 이끄는 연구팀은 살리시해(Salish Sea)의 다시마 숲에서 신종 바다거미 2종을 발견했습니다. 이 해역에서 새로운 바다거미 종이 공식 학명으로 등록된 것은 거의 100년 만의 일입니다.

🦀 칼리팔레네 필로수스페데스: 심해의 고스 펑크 스타

이번 발견의 주인공인 Callipallene pilosuspedes(라틴어로 '털 많은 발')는 독보적인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 고스 감성 비주얼: 머리 위에 루비처럼 붉게 타오르는 겹눈을 달고 있으며, 기다란 다리마다 날카롭게 휜 가시가 촘촘히 돋아나 있어 거친 펑크 룩을 완성했습니다.
  • 세 쪽 입술의 주둥이: 무시무시한 턱 대신 세 개의 유연한 근육 입술과 감각 촉수로 둘러싸인 주둥이로 부드러운 히드라나 강장동물을 빨대처럼 쪽쪽 빨아먹습니다.
  • 온몸 피부 호흡: 폐나 아가미가 아예 없으며, 몸이 워낙 가늘어 얇은 외골격을 통해 바닷물 속 산소를 직접 흡수합니다. 심지어 장 근육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긴 다리 끝까지 순환시킵니다.

연구팀은 밴쿠버섬 인근 누차눌스(Nuu-chah-nulth) 원주민의 유적지 이름을 딴 또 다른 신종 Tanystylum kiixin도 찾아냈습니다. 이 녀석은 덩치가 비교적 땅딸막하지만, 몸 표면에 미세한 기생 생물들을 잔뜩 태우고 다니며 그 자체로 걸어 다니는 '원룸 아파트 단지'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 심해 최고의 육아 전담 아빠

생김새는 괴물 같아 보일지 몰라도, 가정에 헌신하는 태도만큼은 현대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합니다:

  • 아빠의 100% 독박 육아: 바다거미 세계에서 엄마는 산란과 수정을 마치면 곧바로 퇴근합니다. 알을 돌보는 모든 육아 노동은 오롯이 아빠의 몫입니다.
  • 특수 '포란지' 장착: 수컷에게는 오직 알을 안고 다니기 위해 진화한 특수 다리 '포란지(Oviger)'가 있어, 수백 개의 알 덩어리를 배 밑에 꼭 끌어안습니다.
  • 이동식 어린이집: 아빠 바다거미는 조류에 휩쓸려 다니면서도 밤낮없이 알을 품고 다니며, 지속적으로 물을 흔들어 산소를 공급하고 청소해 주어 새끼들이 모두 부화할 때까지 정성껏 돌봅니다.

밴쿠버나 빅토리아 같은 대도시 인근의 얕은 바다에서 100년 동안 숨어 있던 신종이 발견된 것은, 우리가 바다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일깨워 줍니다. 붉게 빛나는 눈빛 뒤에 감춰진 아빠의 따뜻한 헌신을 보고 나면, 이 털복숭이 바다거미가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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