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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하나, 엉덩이는 수백 개: 해양생물학자들, 나무처럼 가지치는 신종 환형동물 10종 발견

2026-09-14 예상 읽기 시간: 4 분
머리는 하나, 엉덩이는 수백 개: 해양생물학자들, 나무처럼 가지치는 신종 환형동물 10종 발견

지구상 대다수 동물은 꽤나 합리적인 신체 설계도를 공유합니다. 앞쪽에는 온갖 엉뚱한 결정을 내릴 머리 하나가 있고, 뒤쪽에는 그 결과를 수습할 엉덩이 하나가 달려 있죠. 하지만 진화의 위대한 장난기는 종종 좌우대칭의 기본 상식을 유쾌하게 박살냅니다.

학술지 《린네학회 동물학 저널(Zoological Journal of the Linnean Society)》에 발표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독일 괴팅겐 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국제 해양 연구팀이 고해상도 마이크로 CT(microCT) 스캐너를 동원해 박물관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100년 넘은 해면 표본들을 샅샅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속인 클라도실리스(Cladosyllis)를 신설하고, 무려 10종에 달하는 신종 분지 갯지렁이를 발견했습니다! 이로써 전 세계에서 단 3종뿐이었던 '가지치는 갯지렁이'는 단숨에 13종으로 늘어났습니다.

🧽 해면 아파트에 사는 나뭇가지 모양의 세입자

환형동물 꽃갯지렁이과(Syllidae)에 속하는 이 기이한 생물들은 유리해면의 복잡한 수관 미로 속에 세 들어 살아가는데, 그 구조는 지렁이라기보다는 지하철 노선도에 가깝습니다:

  • 나무 형태의 분지 구조: 기저부에 자리 잡은 작고 평범한 머리 하나에서 시작해 담쟁이덩굴처럼 수없이 가지를 뻗으며 수백 개의 관상 체절로 퍼져나갑니다.
  • 150년간의 완벽한 은신: 해면의 미세한 수로망과 완벽하게 얽혀 있어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들 중 상당수는 1870년대 영국의 유명한 챌린저호 탐사선이 채집한 이래 박물관 병 속에서 150년 동안 아무도 모른 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만화 같은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들의 번식 방식입니다.

아늑하고 안전한 해면 펜트하우스를 떠날 생각이 전혀 없는 본체 머리는 '포복지 형성(Stolonization)'이라는 기가 막힌 방식을 사용합니다. 짝짓기 철이 다가오면, 수백 개에 달하는 꼬리 끝부분(즉, 진짜 엉덩이들)이 극적인 변태를 시작합니다. 생식세포로 팽창하고 유영용 강모를 발달시키더니, 심지어 자율적인 겹눈과 미니 뇌(신경절)까지 스스로 만들어냅니다!

💘 진정한 집돌이의 연애: 엉덩이만 미팅에 파견하기

완벽히 무장한 엉덩이들은 본체에서 뚝 끊어져 나와, 자율주행 생체 드론처럼 바다 표면으로 헤엄쳐 올라가 다른 개체의 엉덩이들과 짝을 찾습니다. 그동안 본체 머리는 해면 속 침대에서 편안하게 낮잠을 즐깁니다. 집순이·집돌이에게 이보다 완벽한 연애 전략이 또 있을까요?

이 황당무계한 생식 전략은 발생생물학과 재생의학계에도 엄청난 단서를 제공합니다. 단 하나의 유전체가 어떻게 종양 없이 수백 개의 생장점을 정밀 제어하는지, 나무처럼 갈라진 소화관이 어떻게 순환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비밀은 미래 조직공학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처리해야 할 업무가 너무 많아 멘붕이 올 때면, 클라도실리스를 떠올려 보세요. 머리 하나로 엉덩이 수백 개를 관리해야 하고, 그중 수십 개는 눈을 부릅뜨고 클럽으로 튀어나가려는 일상에 비하면 여러분의 고통은 꽤나 단순한 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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